표준 검사 도구 epubcheck를 통과하고 다른 리더기에선 멀쩡히 열리는 ePub 파일이, 유독 Kobo 단말기에서만 깨지거나 열리지 않는 황당한 경험. 저자는 그 진짜 원인을 추적해 어도비를 지목합니다. 핵심은 Kobo를 비롯한 상당수 전자책 리더기가 내부 렌더링 엔진으로 어도비의 오래된 RMSDK(Reader Mobile SDK)를 그대로 가져다 쓴다는 점입니다. 문제는 이 엔진이 ePub 표준을 곧이곧대로 따르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표준상 합법인 마크업, 특정 CSS, XHTML 구조를 제멋대로 더 엄격하거나 비표준적으로 해석해, 스펙을 완벽히 지킨 파일을 오히려 깨뜨립니다. 결국 '내 파일이 표준을 지켰는가'와 '단말기에서 실제로 열리는가'는 전혀 다른 문제이며, 표준 준수만으로는 호환성을 보장할 수 없습니다. IT 종사자에게 주는 교훈은 분명합니다. 명세를 정확히 구현하지 않은 채 널리 퍼져버린 레거시 컴포넌트는, 그 자체가 사실상의 '표준'이 되어 모두를 인질로 잡습니다. 실제 배포 환경의 구현체를 직접 테스트하는 것이 스펙 통과보다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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