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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우울제 끊기가 이렇게 힘든 일이었다: SSRI 중단 증상을 둘러싼 재검토

항우울제 끊기가 이렇게 힘든 일이었다: SSRI 중단 증상을 둘러싼 재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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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과 불안을 다루는 대표적 약물인 SSRI(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를 둘러싸고, 그동안 잘 드러나지 않던 문제가 의학계의 재검토를 촉발하고 있다. 핵심은 약을 줄이거나 끊을 때 나타나는 중단(withdrawal) 증상이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흔하고 심각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특정 약의 부작용 문제를 넘어, 우리가 이 약을 얼마나 오래, 어떤 관리 체계 아래 처방해 왔는지에 대한 질문으로 이어진다.

이 논의의 중심에는 영국 NHS 소속 정신의학 연구원 마크 호로위츠의 경험이 있다. 그는 의대생 시절 불안을 줄이기 위해 에스시탈로프람을 복용하기 시작해 10년간 매일 먹었고, 약효가 시간이 지나며 옅어진다는 글을 읽은 뒤 수개월에 걸쳐 신중하게 감량했다. 그럼에도 공황발작, 극심한 공포, 어지럼증, 불면과 현실감이 사라지는 듯한 증상이 몰아쳤다. 애초에 약을 먹게 만든 우울증보다 중단 증상이 더 견디기 어려웠고, 결국 그는 약이 도움이 된다고 믿어서가 아니라 증상을 감당할 수 없어 다시 복용했다. 그의 사례가 주목받는 이유는, 이후 자신을 포함한 여러 연구가 이 경험을 뒷받침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왜 관리 사각지대가 생겼나

SSRI는 1980년대 후반 승인 이후 일상에 깊이 자리 잡았다. 미국 인구의 16% 이상, 영국의 약 15%, 호주의 14%가 항우울제를 복용하며 그 대부분이 SSRI다. 이 약이 블록버스터가 된 것은 삼환계 같은 이전 약물보다 안전하고 부작용이 적었기 때문이다. 삼환계는 부정맥이나 떨림 같은 위험이 있고 고용량에서 독성을 띠지만, SSRI는 메스꺼움·수면 장애·성기능 장애 정도로 위험도가 낮다고 여겨졌다. 문제는 바로 이 '안전하다'는 인식이 감시의 공백을 만들었다는 데 있다. 2022년 한 연구는 미국·영국·호주·캐나다 등의 임상 진료지침을 검토했으나, 어느 것도 감량 방법이나 중단 증상 관리에 대한 구체적 지침을 담고 있지 않았다.

그 결과 사람들은 의도했든 아니든 장기 복용으로 흘러갔다. 미국에서 SSRI 복용 기간의 중앙값은 5년이며, 4분의 1 이상이 10년 넘게 복용한다는 연구도 있다. 그러나 항우울제 임상시험의 평균 기간은 8주에 불과해, 장기 복용이 약효와 중단 증상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에 대한 탄탄한 데이터 자체가 없다. 텍사스A&M대의 살바도르 긴호안은 "아직 정리되지 않은 것이 많다"고 말하며, UCL의 조슈아 버크먼은 복용 기간이 길수록 중단 증상이 나타날 가능성과 심각성, 끊기의 어려움이 모두 커진다고 지적한다.

재발과 중단 증상의 혼동

실무적으로 가장 중요한 지점은 중단 증상이 종종 원래 질환의 '재발'로 오인된다는 것이다. 하버드대의 스티브 하이먼은 의사가 중단 증상을 인식하지 못하면 환자의 호소를 무시하거나 재발로 잘못 해석해 더 긴 치료로 이어진다고 말한다. 호로위츠 본인은 불면, 공황발작, 현실감 상실 같은 증상을 약을 먹기 전에는 겪은 적이 없었기에 재발이 아님을 알 수 있었다. 이를 뒷받침하듯, 그가 공동 저자로 참여한 연구에서 항우울제를 끊으려 한 300여 명 중 약 80%가 어떤 형태로든 중단 증상을 보고했고, 45%는 중등도 이상의 어려움을 겪었다. 연구진은 두통, 어지럼증, '브레인 잽'이라 불리는 전기 충격 감각 같은 신체 증상에 초점을 맞춰 우울증 재발과 구분하려 했다.

다만 유병률에 대한 견해차는 크다. 브리스톨대의 데이비드 케슬러는 중등도 이상 중단 증상이 얼마나 흔한지에 대한 시각이 크게 엇갈린다고 인정한다. 1만6000명 이상을 본 2024년 분석은 약 15%가 중단 증상을, 약 35명 중 1명이 심각한 증상을 경험했다고 추정했고 두 SNRI 계열 약물이 가장 빈번한 원인이었다. 반면 호로위츠가 공동 저자로 참여한 같은 해 논문에서는 1148명 중 43%가 1년 이상 증상을 겪었고 4명 중 1명은 끊는 데 실패했다. 수치의 폭이 이렇게 넓다는 사실 자체가, 이 문제가 아직 충분히 규명되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심장·인지에 대한 신호와 그 한계

중단 증상 외에도 새로운 위험 신호들이 제기된다. 코펜하겐대병원 연구는 6년 이상 항우울제를 복용한 사람에게서 심장이 갑자기 멈추는 돌연사 위험이 74% 높다는 강한 상관관계를 보고했다. 2023년 연구는 70~80대 SSRI 처방 환자에게서 전반적 인지 저하가 유의하게 빨랐다고 했고, 2025년 연구는 치매 환자의 인지 저하가 더 빨랐다고 보고했다. 다만 이 결과들은 인과관계를 입증하지 못한다. 토론토대의 마르타 마슬레이가 지적하듯, 인지 저하가 약 때문인지 우울증 자체 때문인지는 연구에서 통제하기가 매우 어렵다. 2023년 연구가 발견한 타우 단백질 축적 역시 SSRI가 원인인지, 아니면 관련 증상 때문에 약이 처방된 것인지 분명하지 않다.

따라서 균형 잡힌 시각이 필요하다. 지난해 영국에서 SSRI를 복용하는 약 2만 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4분의 3 가까이가 약이 유용하다고 답했고(위약 효과로 부풀려졌을 가능성이 있다), 67만 명 이상을 본 2024년 분석은 약이 작지만 중등도의 효과가 있다고 보았다. 긴호안은 우울증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는 위험이 중단 증상의 위험보다 크다고 말하고, 킹스칼리지런던의 레베카 스트로브리지는 약으로 삶이 극적으로 나아지거나 목숨을 구한 사례와 매우 부정적인 사례를 모두 보았다고 전한다. 즉 SSRI를 전면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이익과 위험을 시점별로 다시 따지자는 것이 논의의 골자다.

실무에 주는 함의

실무적으로 가장 구체적인 변화는 감량 방식이다. 호로위츠가 영국 왕립정신의학회 공식 지침과 최초의 약물 중단 임상 핸드북에 제시한 접근은, 환자가 견딜 수 있는 속도로 천천히 줄이고 증상이 나타나면 그 용량에 머물거나 필요하면 소폭 다시 올리는 방식이다. 이렇게 미세하게 조절하려면 정제 대신 액상 제형이 필요하다고 그는 설명한다. 미국의 옛 지침은 6주면 끊을 수 있다고 했지만, 그 자신은 완전히 끊는 데 6년이 걸렸다. 이런 작업은 호주와 영국 NHS의 지침에 반영됐고, 미국임상정신약리학회도 올해 최소 연 1회 정신과 약물 처방의 가치를 재평가하라는 권고를 내놓았다.

한국 임상 현장에도 시사점은 분명하다. 항우울제를 시작할 때만큼 '언제, 어떻게 멈출지'를 함께 계획해야 하며, 감량 중 나타나는 증상을 자동으로 재발로 단정하지 않는 신중함이 요구된다. 동시에 이 기사의 데이터는 인과가 아닌 상관관계에 머무는 부분이 많고 전문가 간 이견도 크다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약을 스스로 끊는 것은 위험하며, 케슬러와 버크먼 모두 반드시 의사와 상의할 것을 강조한다. 한편 영국과 웨일스의 새 지침은 경증 우울증의 1차 치료로 인지행동치료, 마음챙김, 명상을 제시하고, 운동과 상담치료가 항우울제와 비슷한 수준으로 우울을 완화한다는 점을 반영하고 있다. 약물 일변도에서 벗어나 선택지를 넓히려는 흐름이 함께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SOURCE · HACKER NEWS
원문 전체 보기 → https://www.newscientist.com/article/2584861-antidepressa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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