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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 섬' 아버지 론 길버트, Thimbleweed Park 2 본격 제작에 돌입

'원숭이 섬' 아버지 론 길버트, Thimbleweed Park 2 본격 제작에 돌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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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숭이 섬' 아버지 론 길버트, Thimbleweed Park 2 본격 제작에 돌입

'원숭이 섬의 비밀'이라는 게임 이름, 들어보셨나요? 1990년에 나온 이 전설적인 어드벤처 게임을 만든 론 길버트(Ron Gilbert)가 자신의 블로그 'Grumpy Gamer'를 통해 Thimbleweed Park 2의 제작(production)을 시작했다고 알렸어요. 게임 소식이긴 하지만, 이 사람의 작업 방식에는 소프트웨어 개발자라면 누구든 배울 게 많아서 함께 소개해 드릴게요.

론 길버트가 누구냐면

1980년대 루카스필름 게임즈(훗날의 루카스아츠)에서 '매니악 맨션'(1987)과 '원숭이 섬의 비밀'(1990)을 만든, 포인트 앤 클릭 어드벤처 장르를 사실상 정의한 개발자예요. 화면 속 사물을 클릭해서 조사하고, 아이템을 조합해서 퍼즐을 푸는 그 장르요. 기술적으로도 족적이 커요. SCUMM이라는 게임 엔진 겸 스크립팅 시스템을 공동 개발했는데, 이게 뭐냐면 게임의 스토리와 상호작용을 전용 스크립트 언어로 기술하면 엔진이 그걸 실행해 주는 구조예요. 덕분에 같은 엔진으로 여러 게임을 빠르게 만들 수 있었죠. 요즘 말로 하면 도메인 특화 언어(DSL)와 엔진을 분리하는 설계를 40년 전에 해낸 셈이에요.

전작 Thimbleweed Park(2017)는 킥스타터로 후원을 받아 만든 게임인데, 80년대풍 픽셀 아트에 현대적인 편의성을 얹은 미스터리 어드벤처였어요. 이 게임이 개발자들 사이에서 특히 유명했던 이유는 따로 있어요. 개발 과정 전체를 블로그와 팟캐스트로 낱낱이 공개했거든요. 매주 어떤 문제를 만났고 어떻게 풀었는지, 일정이 얼마나 밀렸는지까지요. 요즘 말로 하면 'build in public'의 원조 격인데, 실제 게임 개발이 어떻게 굴러가는지 보여주는 살아있는 다큐멘터리 같았죠.

'프로덕션 시작'이 의미하는 것

발표를 보면 그냥 '개발 시작'이 아니라 '프로덕션 시작'이라고 되어 있는데, 게임 업계에서 이 구분은 꽤 중요해요. 게임 개발은 보통 프리 프로덕션과 프로덕션으로 나뉘거든요. 프리 프로덕션은 컨셉을 잡고 프로토타입을 만들며 "이 게임이 정말 재미있을까?"를 검증하는 단계예요. 프로덕션은 그 검증이 끝난 뒤 본격적으로 콘텐츠를 만드는 단계고요. 즉 이 발표는 아이디어 검증이 끝났고 이제 본편 제작에 들어갔다는 뜻이에요. 소프트웨어 개발로 치면 PoC를 마치고 본 개발에 착수한 거죠.

자체 엔진이라는 선택

개발자 관점에서 흥미로운 지점은 론 길버트의 엔진 철학이에요. 그는 유니티나 언리얼 같은 범용 엔진 대신 자체 엔진을 고집하는 걸로 유명해요. Thimbleweed Park도 C++ 기반 자체 엔진에 Squirrel이라는 경량 스크립트 언어를 얹어 만들었고, 이후 '리턴 투 몽키 아일랜드'(2022)도 그 연장선이었죠.

왜 그럴까요? 어드벤처 게임의 핵심은 대화 시스템, 퍼즐 로직, 방대한 스크립팅인데, 범용 엔진은 이런 부분을 직접 지원하지 않아서 어차피 그 위에 자기만의 시스템을 쌓아야 하거든요. 그럴 바에야 필요한 것만 담은 엔진을 만들어 완전히 통제하겠다는 거예요. "프레임워크를 쓸 것인가, 직접 만들 것인가"라는, 우리가 웹 개발에서 늘 하는 고민과 정확히 같은 구조죠. 대부분의 경우에는 범용 도구가 답이지만, 도메인이 충분히 특수하고 오래 쓸 거라면 직접 만드는 쪽이 이길 때도 있다는 걸 보여주는 사례예요.

작게, 오래, 꾸준히

업계 맥락에서 보면 이 소식은 어드벤처 장르의 조용한 부활 흐름 위에 있어요. 대작 중심의 게임 산업이 수백 명 규모의 팀과 어마어마한 예산으로 움직이는 동안, 론 길버트는 소수 정예 팀과 두터운 팬 기반, 자체 기술로 자기 페이스의 게임을 계속 만들어 왔거든요. 규모 대신 지속 가능성을 택한 모델이죠. 사이드 프로젝트를 오래 굴리고 싶은 개발자, 혼자서 뭔가를 끝까지 완성해 보고 싶은 분들에게는 그의 블로그 아카이브가 정말 좋은 교재예요. 스코프를 어떻게 잘라내는지, '완성'이라는 걸 어떻게 해내는지에 대한 기록이 수년치 쌓여 있으니까요.

한줄 정리: 40년 경력의 개발자가 여전히 자기 엔진으로, 자기 방식으로 다음 게임의 본 제작에 들어갔다는 소식이에요.

여러분은 어떠세요? 범용 프레임워크 대신 직접 만드는 길을 택해본 경험이 있나요? 그 선택, 지금 돌아보면 잘한 결정이었나요?


🔗 출처: Hacker News

SOURCE · HACKER NEWS
원문 전체 보기 → https://www.grumpygamer.com/twp2_annou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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