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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 HACKER NEWS 오늘 6분 읽기 46 READS

40년간 PC 산업에 쓴소리한 칼럼니스트, 존 C. 드보락을 떠나보내며

미국 테크 저널리즘의 살아있는 역사였던 존 C. 드보락(John C. Dvorak)이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이 전해졌어요. 이름이 낯선 분도 계실 텐데요, 1980년대 초반부터 40년 넘게 PC 산업의 흥망성쇠를 지켜보며 글을 써온, 말하자면 'PC 시대의 산증인' 같은 칼럼니스트거든요. PC Magazine의 간판 칼럼을 오래 썼고, 말년에는 팟캐스트라는 새 매체로 넘어가 또 한 번 선구자가 됐던 인물이에요. 참고로 타자 배열로 유명한 '드보락 자판'과는 아무 관계가 없어요. 그건 1930년대의 교육심리학자 어거스트 드보락이 만든 거고, 존 드보락 본인도 평생 따라다닌 이 오해를 오히려 재미있어했다고 하죠.

독설과 회의론으로 쌓아 올린 커리어

드보락의 글쓰기 스타일을 한 단어로 요약하면 '심술(cranky)'이에요. 남들이 다 환호할 때 혼자 초를 치는 역할을 자처했거든요. 가장 유명한 사례가 1984년의 매킨토시 마우스 혹평이에요. 애플이 마우스라는 물건을 들고나왔을 때 그는 '사람들이 이런 걸 쓰고 싶어한다는 증거는 없다'는 취지의 칼럼을 썼어요. 지금 보면 역대급으로 틀린 예측이죠. 애플이 곧 망할 거라는 예측도 여러 번 했고요. 그런데 재미있는 건, 그가 이런 틀린 예측들을 숨기기는커녕 자신의 트레이드마크로 삼았다는 점이에요. 자기가 틀렸던 걸 웃으며 인정하고, 그래도 계속 자기 이름을 걸고 다음 예측을 내놨거든요. 그의 틀린 예측 목록은 역설적으로 '기술의 미래를 맞히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를 보여주는 살아있는 교재가 됐어요.

잡지에서 팟캐스트로, 매체의 격변을 직접 건너온 사람

드보락이 특별한 또 하나의 이유는 매체의 세대교체를 몸소 건너왔다는 거예요. 종이 잡지 칼럼으로 시작해서, 웹 시대에는 온라인 칼럼과 'Cranky Geeks' 같은 영상 프로그램을 진행했고, 2007년부터는 MTV VJ 출신이자 팟캐스트 초기 개척자인 아담 커리(Adam Curry)와 함께 'No Agenda'라는 팟캐스트를 시작했어요. 이 방송은 광고를 받지 않고 청취자 후원만으로 운영되는 'value for value' 모델을 초창기부터 실험했는데요, 이게 뭐냐면 콘텐츠를 일단 공짜로 풀고 가치를 느낀 만큼 알아서 내달라는 방식이에요. 요즘의 크리에이터 후원 경제를 십수 년 앞서 실험한 셈이죠. 한 매체가 저물 때마다 다음 매체로 갈아타며 수십 년간 현역으로 살아남는 건, 말처럼 쉬운 일이 아니거든요.

회의론자의 가치

그의 부고가 지금 시점에 곱씹을 만한 이유가 있어요. 우리는 지금 AI를 둘러싼 역사상 최대급의 하이프 사이클 한가운데에 있잖아요. 모두가 같은 방향을 볼 때 '정말 그럴까?'라고 묻는 사람의 가치는 이럴 때 커지거든요. 드보락의 예측은 자주 틀렸지만, 그의 회의론은 업계가 자기 도취에 빠지는 걸 견제하는 역할을 했어요. 틀리는 게 두려워서 아무 의견도 내지 않는 것보다, 근거를 들고 당당하게 틀리는 쪽이 담론에는 훨씬 이롭다는 걸 그는 커리어 전체로 보여준 거죠.

한국 개발자에게 주는 시사점

우리에게도 배울 점이 있어요. 첫째, 기술 뉴스를 소비할 때 하이프를 걸러 듣는 근육이 필요하다는 것. 마우스도 처음엔 조롱받았고, 반대로 확실해 보였던 기술이 소리 없이 사라진 경우도 수없이 많거든요. 결국 중요한 건 예측 자체가 아니라, 다양한 관점을 놓고 스스로 판단하는 훈련이에요. 둘째, 자기 이름을 걸고 의견을 내는 문화예요. 한국 개발자 커뮤니티에서는 틀리는 것에 대한 부담 때문에 강한 의견이나 예측을 잘 안 내는 경향이 있는데, 틀림을 다루는 방법을 드보락만큼 잘 보여준 사람도 드물어요. 틀리면 인정하고, 배운 걸 얹어서 다음 의견을 또 내면 되는 거죠. 그 과정 자체가 커뮤니티의 자산이 되고요.

40년 넘게 한 산업에 쓴소리를 해온 사람이 떠났습니다. 여러분이 기억하는 '역대급으로 틀렸지만 오히려 사랑받은' 테크 예측에는 뭐가 있나요? 그리고 지금의 AI 열풍 속 주장들 중에, 10년 뒤에 돌아보면 1984년의 마우스 혹평처럼 보일 예측은 뭘까요?


🔗 출처: Hacker News

SOURCE · HACKER NEWS
원문 전체 보기 → https://twitter.com/na_announce/status/207995253804067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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