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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학습용 해적판 책의 대가는 2조 원 — 앤트로픽 저작권 합의, 법원 최종 승인

2024년에 시작된 소송 하나가 드디어 마침표를 찍었어요. 미국 연방법원의 윌리엄 앨섭(William Alsup) 판사가 앤트로픽(Anthropic)과 작가들 사이의 15억 달러, 우리 돈으로 약 2조 원 규모의 저작권 합의를 최종 승인했거든요. 공개된 저작권 배상 사례 중 역대 최대 규모인데요. AI 회사가 학습 데이터 문제로 치른 대가로는 전례가 없는 액수라서, 업계 전체가 이 판결문을 교과서처럼 들여다보고 있어요.

무슨 사건이었냐면요

발단은 2024년, 소설가 안드레아 바츠(Andrea Bartz)를 비롯한 작가 세 명이 앤트로픽을 상대로 낸 소송이었어요. 앤트로픽이 클로드(Claude)를 학습시키는 과정에서 LibGen, PiLiMi 같은 '섀도 라이브러리'에서 해적판 전자책 수백만 권을 내려받아 학습용 라이브러리를 만들었다는 게 핵심 주장이었죠. 섀도 라이브러리가 뭐냐면, 저작권자 허락 없이 책 파일을 모아 공유하는 불법 아카이브라고 보시면 돼요.

그런데 2025년 6월에 나온 1심 판단이 아주 흥미로웠어요. 앨섭 판사는 '합법적으로 구입한 책으로 AI를 학습시키는 것 자체는 공정 이용(fair use)'이라고 봤거든요. 공정 이용이란 저작권자 허락 없이도 저작물을 쓸 수 있게 해주는 예외 조항인데, 학습은 책을 그대로 베끼는 게 아니라 변형적으로 활용하는 것이라 허용된다는 논리였어요. AI 업계 입장에선 기념비적인 판단이었죠. 문제는 그다음이었어요. '학습은 괜찮지만, 애초에 해적판을 내려받아 보관한 행위는 공정 이용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은 거예요. 미국 저작권법은 고의 침해에 작품당 최대 15만 달러의 법정 손해배상을 물릴 수 있어서, 수백만 권이 걸린 재판이 예정대로 2025년 12월에 열렸다면 회사 존립이 흔들릴 수 있는 규모였어요.

합의 조건, 꽤 구체적이에요

그래서 2025년 9월, 재판을 앞두고 양측이 합의에 이르렀는데요. 조건을 뜯어보면 이래요. 대상 도서는 약 50만 권, 권당 약 3,000달러씩 총 15억 달러를 지급하고, 앤트로픽은 해적판 파일과 그 사본을 전부 파기해야 해요. 대신 책임을 인정하는 건 아니고, 최종 목록에 없는 작품이나 앞으로의 행위에는 면책이 적용되지 않아요. 과거 행위에 대한 정산이지, 미래에 대한 백지수표가 아니라는 거죠.

재밌는 건 앨섭 판사가 처음엔 이 합의를 바로 승인해주지 않았다는 점이에요. 어떤 작품이 포함되는지 확정된 목록이 없고 작가들이 돈을 청구하는 절차도 불명확하다며 제동을 걸었거든요. 이후 목록과 절차가 정리되고 나서야 예비 승인이 났고, 2026년 내내 청구 접수와 분배 준비를 거쳐 이번에 최종 승인이 떨어진 거예요. 물론 '권당 3,000달러는 피해에 비해 너무 적다'며 반발한 작가들도 있었어요.

업계 전체에 던지는 메시지

이 사건이 중요한 건 'AI 학습은 곧 저작권 침해'라는 단순 구도를 깨고, 판단 기준을 둘로 쪼갰기 때문이에요. 학습 행위 자체는 공정 이용일 수 있지만, 데이터를 어떻게 구했느냐는 별개로 따진다는 거죠. 지금 진행 중인 뉴욕타임스 대 OpenAI 소송이나, 메타가 같은 LibGen 데이터를 썼다는 의혹으로 진행된 소송들도 결국 이 프레임 위에서 다뤄질 가능성이 커요. 요즘 AI 회사들이 레딧, AP통신 같은 곳과 앞다퉈 데이터 라이선스 계약을 맺는 이유도 여기 있고요. 나중에 소송당하는 것보다 지금 정당하게 사는 게 싸다는 계산이 선 거죠.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

한국에서 모델을 파인튜닝하거나 데이터셋을 만드는 분들에게도 남 얘기가 아니에요. 허깅페이스에서 받은 데이터셋의 원출처가 어디인지, 라이선스가 뭔지 확인하지 않고 쓰는 경우가 많잖아요. 이번 합의는 '출처가 불법이면 학습이 합법이어도 소용없다'는 선례라서, 데이터 파이프라인에 출처 관리(data provenance)를 넣는 게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되고 있어요. 국내에서도 AI 학습 데이터와 저작권 논의가 한창이니, 이 판례의 논리 구조는 알아둘 가치가 충분해요.

정리하면, 이번 합의는 'AI 학습의 합법성'과 '데이터 취득의 합법성'을 분리해서 정산한 첫 대형 사례예요. 여러분은 어떻게 보세요? 권당 3,000달러는 창작자에게 정당한 보상일까요, 아니면 대기업이 치르는 통행료 수준일까요?


🔗 출처: Hacker News

SOURCE · HACKER NEWS
원문 전체 보기 → https://apnews.com/article/ai-anthropic-copyright-settle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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