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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분으로 실내 CO₂를 잡겠다는 계획, 물리학이 가로막는 이유

화분으로 실내 CO₂를 잡겠다는 계획, 물리학이 가로막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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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폐된 회의실이나 침실에서 이산화탄소 농도가 올라가면 집중력과 판단력이 떨어진다는 이야기는 실무자들 사이에서 낯설지 않다. 그렇다면 광합성으로 이산화탄소를 산소로 되돌리는 식물을 잔뜩 들여놓으면, 인테리어 효과와 함께 실내 공기까지 관리할 수 있지 않을까. 블로그 dynomight의 글은 바로 이 직관을 진지하게 붙잡고, 사람 한 명이 내뿜는 이산화탄소를 식물만으로 상쇄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를 물리·화학의 하한선부터 차근차근 계산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론적으로 불가능하지는 않지만, 실제 주거 공간에서 감당할 수 있는 수준과는 거리가 멀다.

필요한 빛부터 이미 비현실적이다

사람은 하루 약 1kg의 이산화탄소를 배출하는데, 이는 시간당 약 1몰에 해당한다. 광합성은 물 6분자와 이산화탄소 6분자, 그리고 에너지가 결합해 포도당 1분자와 산소 6분자를 만드는 반응이고, 이산화탄소 1몰을 이렇게 전환하는 데 물리적으로 필요한 최소 에너지는 약 477킬로줄이다. 완벽한 효율을 가진 가상의 식물이라면 시간당 이만큼, 곧 연속 132.5와트만 있으면 된다. 백열전구 두 개 남짓이니 여기까지는 그럴듯하다.

문제는 현실의 식물이 이 이상적인 값과 거리가 멀다는 데 있다. 실제 광합성은 두 단계를 거치며 이산화탄소 한 분자당 광자 8개를 요구하고, 광자 하나당 최소 1.8전자볼트가 필요하다. 이 값에 맞춘 순수한 680나노미터 적색광을 쓴다 해도 386와트가 든다. 즉 엽록체가 빛 에너지를 광합성으로 돌리는 효율은 아무리 좋아야 34% 수준이다. 여기에 잎에 닿은 광자의 약 30%가 반사되거나 통과하거나 엉뚱한 곳에 흡수돼 버리는 손실을 더하면 551와트, 식물이 만든 포도당의 약 40%를 스스로 호흡으로 태워 다시 탄소를 내뱉는 몫까지 반영하면 918와트에 이른다.

방 안이 사우나가 되는 구조

918와트의 순수 적색광이 어떤 의미인지 감을 잡기는 쉽지 않다. 복사 출력만 따지면 백열전구 약 765개가 내뿜는 빛과 맞먹는다. LED 재배용 전구가 50% 정도의 효율을 낸다고 봐도 실제 전력 소비는 1,836와트로 뛰고, 일반적인 파장의 조명을 쓰거나 방 안으로 새어 나가는 빛까지 감안하면 현실적으로 5,000~10,000와트가 필요하다. 그 대부분은 열로 바뀌어 방을 데운다. 저자의 표현을 빌리면 강풍으로 틀어 놓은 전기 히터 다섯 대에 둘러싸여 사는 셈이다. 광합성으로 뇌를 지키려다 오히려 사우나에서 일하게 되는 역설이다.

전력과 발열을 어떻게든 해결한다 해도 또 다른 벽이 있다. 엽록체는 광자를 흡수한 뒤 다시 받아들이기까지 회복 시간이 필요해, 무한정 강한 빛을 쬔다고 흡수량이 늘지 않는다. 그늘에 강한 관엽식물 기준으로 잎 표면 1제곱미터가 흡수할 수 있는 에너지는 약 52와트에 그친다. 918와트를 처리하려면 최소 17.6제곱미터의 잎 면적, 대략 한 변이 4.2미터인 벽을 빈틈없이 잎으로 채워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줄기나 흙, 벽이 조금이라도 보이면 그만큼 더 넓어져야 한다.

탄소는 어딘가에 쌓여야 한다

가장 근본적인 제약은 질량 보존이다. 식물이 공기에서 탄소를 제거했다면 그 탄소는 사라지지 않고 식물 몸체 안에 축적될 수밖에 없다. 하루 1kg의 이산화탄소에는 273그램의 순수 탄소가 들어 있는데, 마른 식물체는 절반 정도만 탄소이고 여기에 종에 따라 5~10배의 수분이 붙는다. 이를 모두 반영하면 배출한 탄소를 완전히 붙잡기 위해 매일 약 4.6kg의 식물을 새로 길러 내야 한다. 한 달이면 140kg이다. 게다가 이 자란 만큼을 계속 잘라 내 바깥에 내다 버려야 실제로 격리가 되는데, 그러지 않고 방 안에 두면 식물이 죽거나 분해되며 탄소가 다시 공기로 돌아온다.

실무적으로 이 계산이 시사하는 바는 분명하다. 사무실이나 데이터센터, 회의 공간의 이산화탄소 문제를 화분 몇 개로 다루겠다는 발상은 규모의 차원에서 성립하지 않는다. 저자의 전 과정 효율 추정치는 약 14%였지만, 실제 태양광처럼 넓은 파장대를 쓰면 5% 안팎으로 떨어져 잘 알려진 잎의 이론 효율과도 대체로 맞아떨어진다. 결국 실내 공기질 관리에서 답은 식물이 아니라 환기와 기계식 필터링, 신선 외기 공급이라는 뻔하지만 확실한 쪽에 있다. 식물은 심리적 만족과 인테리어의 몫으로 남겨 두는 편이 정직하다. 이 글의 가치는 특정 제품을 팔거나 겁을 주는 데 있지 않고, 그럴듯한 직관을 숫자로 검증하는 사고 훈련 자체에 있다. 다만 실내 이산화탄소가 인지에 미치는 영향의 크기나 개인차, 국내 사무 환경의 실제 농도 분포 같은 조건은 이 계산 바깥에 있으므로, 결론을 곧바로 정책이나 설비 판단으로 옮길 때는 별도의 데이터가 필요하다.

SOURCE · HACKER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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