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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cker News 2026.08.10 44

뱀을 보면 길흉을 점친다: 잊힌 조로아스터교 문헌 '마르나메'가 남긴 역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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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2년 11월 30일, 봄베이 인류학회 회장이자 영국인 외과의사였던 조지 워터스(George Waters)는 한 편의 낯선 문헌을 학회 앞에서 소개했다. '마르나메(Marnameh)'라 불리는 조로아스터교 계열의 짧은 책으로, 뱀을 목격했을 때 그것이 무엇을 예고하는지를 다룬 일종의 점술서다. 당시 인도는 이란을 제외하면 세계에서 가장 큰 조로아스터교(파르시) 공동체를 품고 있었고, 그 구성원들은 사회와 정치 여러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었다. 워터스는 페르시아어 원문을 각주를 곁들여 직접 번역했고, 고대인이 뱀을 어떻게 인식했는지에 관한 자신의 관심을 바탕으로 강연을 풀어갔다.

마르나메는 15세기 후반 무렵 쓰인 것으로 추정되며, 조로아스터교 달력의 30일을 하나씩 열거한다. 각 날은 대체로 특정 신격이나 인물에 대응하며, 그날 뱀을 보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를 기술한다. 이 문헌은 '다랍 호르모즈디아르의 레바야트(Revayat of Darab Hormozdyar)'의 일부를 이룬다. 레바야트란 문자 그대로 '서술'을 뜻하며, 15세기에서 18세기 사이에 조로아스터교와 관련된 온갖 사안에 대한 견해를 산문과 운문으로 담아낸 전승 문헌군이다. 다만 이는 경전으로 취급되지 않으며, 예언자 조로아스터의 찬가인 '가타(Gathas)'를 포함하는 조로아스터교 핵심 경전 아베스타(Avesta)에도 속하지 않는다.

뱀을 향한 오랜 혐오

마르나메가 흥미로운 이유는 소재의 기이함뿐 아니라, 조로아스터교가 역사적으로 뱀을 경멸해왔다는 점과 정면으로 부딪히기 때문이다. 이란의 국민 서사시 '샤나메(Book of Kings)'에서 아랍의 악마왕 자하크는 어깨에서 자라난, 사람의 뇌를 파먹는 뱀들로 백성을 공포에 몰아넣는다. 조로아스터교 세계관에서 뱀은 '크라프스타르(khrafstar)'라 불리는 부류에 속한다. 이는 최고신 아후라 마즈다가 창조한 이로운 피조물 '고스판드(gospand)'와 대조되는, 악의 유일한 근원인 아리만(Ahriman)이 낳은 해로운 존재들이다. 개구리와 전갈이 여기에 함께 묶인다. 이러한 분류는 이미 플루타르코스가, 그리고 그 뒤 아가티아스가 기록으로 남긴 바 있다.

그럼에도 길조가 되는 뱀

그런데 마르나메에는 흉조뿐 아니라 상당수의 길조가 담겨 있다는 점이 역설적이다. 예컨대 '셰헤리바르(Sheherivar)의 날에 뱀을 보면 곧 헤어져 있던 친구를 품에 안게 될 것'이라 하고, '자미아드(Zamyâd)의 날에 뱀을 보면 세계의 창조주로부터 정의를 얻을 것'이라 한다. 혐오의 대상인 크라프스타르가 어떻게 행운과 연결될 수 있었을까. 워터스 자신도 이러한 밝은 징조가 조로아스터교답지 않다고 지적하면서, 마르나메가 이집트 사상의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인도·이란 문헌학자 마르티나 팔라디노는 이 문헌을 하나의 변칙으로 규정하면서, 뱀이 언제나 아리만의 영역에 속했던 것은 아니며 '조로아스터교 이전 이란에서는 이 동물들이 부정적으로 인식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마르나메의 긍정적 상징은 어쩌면 조로아스터교 이전 시대 인식의 잔향일 수 있다는 것이다.

실무자에게 남는 함의

이 오래된 문헌이 오늘의 독자에게 주는 실질적 시사점은, 텍스트를 단일한 교리의 창으로만 읽어서는 안 된다는 데 있다. 한 종교 전통 안에도 시대에 따라 층위가 쌓이며, 후대의 전승은 정통 교리와 어긋나는 이질적 요소를 흡수하곤 한다. 마르나메처럼 경전이 아닌 주변부 문헌은 오히려 그런 균열과 혼종의 흔적을 더 선명하게 드러낸다. 사료를 다룰 때 '정본 대 위서'라는 이분법보다, 그 텍스트가 어떤 전승 계보 속에서 무엇을 흡수했는가를 묻는 접근이 더 많은 것을 설명해준다는 점은 자료를 분석하는 어떤 분야에서도 유효한 태도다.

동시에 한계도 분명하다. 워터스의 강연과 번역은 19세기 말 식민지 인도라는 맥락에서 나온 해석이며, '이집트의 영향'이라는 그의 추정은 어디까지나 가설로 제시된 것이지 입증된 사실이 아니다. 팔라디노의 견해 역시 이 문헌을 변칙으로 자리매김하는 하나의 학문적 해석에 머문다. 뱀에 대한 긍정적 상징이 정말 조로아스터교 이전 인식의 계승인지, 아니면 외래 사상의 유입인지는 여전히 열린 물음으로 남아 있다.

마르나메는 워터스 자신의 표현처럼 '문체의 우아함이나 언어의 아름다움을 내세울 수 없는' 소박한 문헌이며, 수 세기가 지난 지금도 대체로 잊힌 채 남아 있다. 그러나 이란인들이 하페즈의 시나 터키식 커피 찌꺼기로 점을 치듯, 마르나메의 우호적인 징조들은 누군가에게는 여전히 작은 위안이 될 법하다. 갈라진 혀를 날름거리는 존재와 마주친 뒤라면, 회전하는 하늘이 소원을 이뤄주고 사방에서 바람이 채워지리라는 말이 반갑지 않을 사람은 없을 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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