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탭 두 개짜리 불편함에서 시작된 이야기
해커뉴스 같은 기술 뉴스 커뮤니티를 즐겨 보는 분들이라면 공감할 만한 불편함이 하나 있어요. 글 목록에서 흥미로운 링크를 발견하면, 원문 기사를 한 탭에 열고, 그 글에 달린 토론(댓글)을 또 다른 탭에 열게 되죠. 기사 읽다가 댓글 탭으로 넘어가고, 댓글에서 언급된 내용을 확인하러 다시 기사 탭으로 돌아오고. 링크 하나 볼 때마다 탭이 두 개씩 쌓이는 거예요. 한 개발자가 이 불편함을 참다못해 직접 해결책을 만들었는데, 그게 바로 HNewhere라는 유저스크립트예요. 원문과 토론을 한 화면에서 같이 볼 수 있게 해주는 작은 도구인데요.
유저스크립트가 뭐냐면요
유저스크립트는 쉽게 말해 '남의 웹사이트에 내가 원하는 기능을 덧붙이는 자바스크립트 조각'이에요. 웹사이트는 서버가 보내주는 대로 보는 게 기본이지만, 브라우저에 Tampermonkey나 Violentmonkey 같은 확장 프로그램을 깔면, 특정 사이트가 열릴 때마다 내가 작성한 스크립트를 자동으로 실행시킬 수 있거든요. 사이트 주인이 안 만들어주는 기능을 사용자가 셀프로 만들어 쓰는 거죠. 다크 모드가 없는 사이트에 다크 모드를 입히거나, 거슬리는 영역을 치우거나, 단축키를 추가하는 식으로요.
HNewhere도 이 원리로 동작해요. 뉴스 목록 페이지에서 링크를 클릭하면 새 탭으로 튕겨 보내는 대신, 현재 화면 안에서 원문과 댓글을 함께 보여주는 방식으로 페이지의 동작을 바꿔치기하는 거예요. 페이지의 HTML 구조를 자바스크립트로 읽고 고치는 걸 DOM 조작이라고 하는데, 링크의 클릭 동작을 가로채서 화면 안에 새로운 보기 영역을 끼워 넣는 거죠. 거창한 서버도, 앱 설치도 필요 없어요. 스크립트 파일 하나면 끝이에요.
별거 아닌 것 같지만, 사실 이게 개발자 문화의 정수예요
이런 프로젝트를 보면 '에이, 별거 아니네'라고 생각할 수 있어요. 맞아요, 기술적으로 엄청난 건 아니에요. 그런데 개발자 문화에는 '자기 가려운 곳은 자기가 긁는다(scratch your own itch)'라는 오래된 전통이 있거든요. 지금은 거대해진 수많은 오픈소스 프로젝트들도 시작은 '내가 불편해서 만든 것'이었어요. 리눅스도 리누스 토르발스가 자기 쓰려고 만든 취미 프로젝트였고요. 불편함을 그냥 참는 사람과, 30분 투자해서 도구를 만드는 사람의 차이가 쌓이면 나중에 실력 차이가 되는 거예요.
비슷한 도구들도 이미 여럿 있어요. 브라우저 확장 형태로 뉴스 사이트의 화면을 개선해주는 프로젝트들, 댓글을 사이드바로 보여주는 확장들이 꾸준히 만들어져 왔죠. 그런데도 이런 도구가 계속 새로 나오는 건, 사람마다 '가려운 지점'이 미묘하게 다르기 때문이에요. 남이 만든 도구가 내 사용 습관과 안 맞으면, 결국 자기 손에 맞는 걸 다시 만들게 되더라고요. 그리고 그 과정 자체가 웹이 어떻게 동작하는지 배우는 최고의 실습이기도 하고요.
여러분도 오늘 하나 만들어볼 수 있어요
유저스크립트는 진입 장벽이 정말 낮아요. 자바스크립트 기초만 알면 되고, 빌드 도구나 배포 과정도 필요 없어요. 브라우저에 Tampermonkey를 설치하고, 새 스크립트를 만들어서 상단 주석에 어떤 사이트에서 실행할지(@match) 적어주면 준비 끝이에요. 회사에서 매일 쓰는 어드민 페이지에 자주 쓰는 버튼을 추가한다거나, 사내 위키에서 목차를 자동으로 만들어준다거나, 반복 입력을 자동화한다거나. 여러분의 일상 업무에서 '아, 이거 왜 이렇게 돼 있지' 싶은 순간이 바로 첫 유저스크립트의 소재예요. 주니어 분들에게는 특히 추천하고 싶어요. 작게 만들고, 바로 써보고, 즉시 피드백을 받는 경험은 사이드 프로젝트의 가장 좋은 출발점이거든요.
정리하면, 좋은 도구는 거창한 기획이 아니라 사소한 짜증에서 태어난다는 것. 여러분이 매일 참고 넘어가는 '탭 두 개짜리 불편함'은 뭔가요? 댓글로 공유해주시면 누군가 만들어줄지도 몰라요.
🔗 출처: Hacker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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