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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cker News 2026.08.10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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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를 과제로 내주는 대학 수업: '야망' 강의가 주는 실무적 힌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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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정치철학자 제이슨 브레넌(Jason Brennan)이 1학년 세미나 강의 '야망(Ambition)'에서 학생들에게 내주는 과제 목록이 betonit.ai에 공개돼 화제가 됐다. 이 강의의 과제는 지식을 암기하거나 보고서를 쓰는 통상적인 형태가 아니다. 대신 학생들은 제시된 여러 실습 중 네 개를, 그중 별표가 붙은 한 개 이상을 반드시 포함해 직접 수행해야 한다. 브레넌은 이 중 두 과제를 리치먼드대의 제스 플래니건(Jess Flanigan)에게서 가져왔다고 밝혔다. 소개 글을 쓴 블로그 운영자는 평범한 미국 대학생이라면 이런 도전을 끝까지 해내지 못할 것이라면서도, UATX 같은 학교에는 잘 어울릴 과제라고 평했다.

불편함을 정면으로 겪게 하는 설계

과제의 공통점은 한결같이 '심리적으로 불편한 상황에 스스로를 밀어 넣기'다. 첫 번째 과제는 자신이 못하는 활동, 이를테면 노래를 못하면 공개 노래방에서, 운동을 못하면 즉석 농구 경기에서 최소 30분간 남들이 보는 앞에서 서투르게 수행해 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때 어떤 감정이 들었는지, 주변 사람들이 어떻게 반응했는지, 실력이 늘 때까지 계속할 의향이 있는지를 성찰하게 한다. 또 다른 과제는 하루 동안 자신이 진짜로 원하지 않는 모든 선택적 요청에 '아니오'라고 답하되, 가족·일·학업 같은 실제 의무는 그대로 지키게 한다. 가장 말하기 어려웠던 '아니오'가 무엇이었는지를 되짚는 것이 핵심이다.

또 다른 실습은 거절당할 가능성이 꽤 있는 부탁을 세 사람에게 진심으로 해보는 것이다. 가게에서 할인을 요청하거나, 하루 동안 누군가의 일을 따라다니며 배우게 해달라고 청하거나, 초대받지 않은 회의에 앉아 있게 해달라고 부탁하는 식이다. 승낙한 사람이 있었는지, 거절할 때 상대는 어떻게 반응했는지, 거절에서 무엇을 배웠는지를 기록한다. 요컨대 이 강의는 '거절과 실패를 감정적으로 소화하는 훈련'을 명시적 학습 목표로 삼는다.

관계와 경계, 그리고 협상 감각

일부 과제는 타인과의 관계를 다룬다. 지금의 성공을 가능하게 했지만 제대로 감사를 표한 적 없는 세 사람을 찾아, 문자나 이메일이 아니라 직접 만나거나 최소한 전화로 목소리를 들려주며 고마움을 전하라는 과제가 대표적이다. 왜 그동안 감사하지 않았는지, 표현 이후 관계가 달라졌는지를 돌아본다. 반대로 주말 하루를 정해 친구·동료·교수·부모 등 다섯 명에게 각각 '이번 토요일에 내가 진짜로 도움이 될 일을 시켜달라'고 요청하되, 서로의 존재를 알리지 않고 시간 제한도 두지 않은 채 모든 요청을 같은 날로 잡는 과제도 있다. 결국 누군가를 실망시킬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누구의 이익을 우선했는지, 모두를 동등하게 대했는지, 그래야 했는지를 스스로 묻게 만든다.

협상 감각을 시험하는 과제도 눈에 띈다. 사탕 하나처럼 약 1달러짜리 물건을 정해 일주일 동안 더 값진 물건으로 계속 교환해 최종 가치를 최대로 끌어올리는 것이다. 다만 물건에 무언가를 얹어 가치를 높이거나(예: 미적분 과외 제공), 자선 모금이라 속이거나, 협박하는 행위는 금지된다. 가치는 소매 사이트 등으로 객관적으로 확인 가능해야 한다. 브레넌에 따르면 현재 기록은 360달러다.

실무자에게 남는 것

흥미로운 과제로는 조용한 곳에서 90분 동안 잔디잎이나 모래알을 세되 대화·음악·다른 행동 없이 전 과정을 휴대폰으로 녹화하고 성찰문을 쓰는 것, 그리고 자신이 속한 집단에서 스스로 생각하는 평판을 적어둔 뒤 익명 설문이나 신뢰하는 친구를 통해 그 인식이 실제와 맞는지 검증하는 것이 있다. 후자는 자기 인식과 타인의 인식 사이의 간극을 데이터로 확인하는 작업에 가깝다.

한국 IT 실무자의 시선에서 이 과제 목록은 단순한 자기계발 구호와 다르다. 코드 리뷰에서 반박당하는 일, 무리한 일정 요청을 거절하는 일, 안 될 것을 알면서도 예산이나 인력을 요구하는 일, 그리고 자신의 사내 평판이 실제와 얼마나 다른지를 확인하는 일은 모두 일상적인 실무 역량이다. 브레넌의 설계는 이런 능력이 지식이 아니라 반복된 불편함의 경험을 통해서만 길러진다는 전제를 깔고 있다.

물론 한계도 분명하다. 이 자료는 강의 계획서에 담긴 과제 목록일 뿐, 학생들이 실제로 얼마나 수행했고 어떤 성과를 냈는지에 대한 데이터는 제시되지 않았다. 소개 글조차 대다수 학생이 끝까지 해내지 못할 것이라 인정한다. 90분간 모래알을 세는 것 같은 과제의 교육 효과는 성찰의 질에 전적으로 의존하며, 공개적 실패나 반복된 거절 요청은 사람에 따라 부담의 크기가 크게 달라진다. 그럼에도 '야망'을 추상적 동기부여가 아니라 구체적이고 관찰 가능한 행동 실험으로 번역하려 했다는 점에서, 이 목록은 스스로의 성장 과제를 설계하려는 이들에게 참고할 만한 틀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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