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바다를 떠도는 바조족(Bajau)은 평생의 대부분을 물 위와 물속에서 보내는 '해상 유목민'입니다. 이들은 추 하나만 들고 수심 수십 미터까지 잠수해 수 분간 숨을 참으며 물고기와 해삼을 잡습니다. 놀라운 점은 이것이 단순한 훈련이 아니라 진화의 결과라는 것. 연구에 따르면 바조족은 산소를 저장하는 비장이 일반인보다 약 50% 더 큰데, 특정 유전자 변이가 세대를 거쳐 자리 잡으며 '잠수에 최적화된 몸'으로 적응한 겁니다. 환경이 오랜 시간 한 방향의 압력을 주면 그에 맞춰 능력이 특화된다는, 일종의 자연 버전 도메인 최적화인 셈이죠. 하지만 이 독특한 삶은 위기에 놓였습니다. 남획과 폭약 어업으로 어장이 무너지고, 각국 정부는 이들을 육지에 정착시키려 합니다. 수천 년 쌓인 바다 적응 능력이 한 세대 만에 사라질 수 있다는 점은, 환경이 바뀌면 한때 핵심이던 강점도 순식간에 무력해진다는 교훈을 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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