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리중입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TTJ 코딩클래스
정규반 단과 자료실 테크 뉴스 코딩 퀴즈
테크 뉴스
Hacker News 2026.08.09 30

수첩 하나로 추적한 아사드의 정보수장 '거미'…시리아 정의의 한계

Hacker News 원문 보기

2024년 12월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붕괴한 뒤,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의 한 버려진 고급 아파트에서 취재는 시작됐다. 군복 차림의 무장 대원들이 명품 옷과 서류를 뒤지던 그곳에는 한 마른 남자의 사진이 바닥에 흩어져 있었다. 책상에 앉은 모습, 눈밭에서 노는 모습, 그리고 축출된 독재자 아사드와 웃으며 악수하는 모습이 여러 장 인화돼 있었다. 옆에 쌓인 금메달과 도금 증서에 새겨진 이름은 후삼 루카(Hussam Luka). '거미(The Spider)'라 불리며 한때 시리아에서 가장 두려운 인물 중 하나였던 그다.

BBC의 이번 보도는 정권 붕괴 직후 종적을 감춘 고위 정보 인사를 언론이 어떻게 추적했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다. 루카는 시리아 최강 민간 정보기관인 종합보안국(GSD)의 수장으로, 조직적 고문과 잔혹 행위를 지휘한 혐의로 영국·미국·유럽연합의 제재를 받았다. 그러나 그의 실제 업무 대부분은 그늘 속에서 이뤄졌고, 그는 아사드가 무너진 날 하룻밤 사이에 사라졌다. 취재진이 아파트 거실 콘솔 위에서 발견한 것은 평범해 보이는 수첩 한 권이었다. 파란 볼펜으로 갈겨쓴 그 안에는 상점 주인과 의사부터 군 간부, 루카 성을 가진 친족까지 수십 개의 이름과 번호가 적혀 있었다.

'거미'라는 이름의 무게

루카의 전화번호는 한때 시리아 중부 도시 홈스의 벽마다 스프레이로 적혀 있었다. 2011년 민주화 봉기에 대한 정권의 유혈 진압으로 촉발된 내전 초기, 그는 정치보안국의 지역 책임자로 반군에게서 도시를 되찾는 임무를 맡았다. 포위된 지역 주민들은 식량과 의약품 부족으로 쥐를 잡아먹었다고 증언했다. 전직 반군 모타즈 알자이디는 그 번호로 전화하면 안전한 통행이 보장된다는 소문이 퍼졌다고 회고했다. 실제로 일부는 도시를 빠져나갔지만, 전화를 걸고도 다시는 소식이 끊긴 사람들이 있었다고 여러 증언자가 전했다. 방대한 정보원과 협력자망, 반군 내부에까지 심어둔 첩자 때문에 주민들은 그를 '거미'라 불렀다. "그는 어디에나 있었다"는 것이다.

주민들이 가장 참혹하게 기억하는 사건은 2015년 9월 이드 알아드하 명절에 알와에르 지역에서 벌어진 이른바 '이드 학살' 혹은 '어린이 학살'이다. 놀이터에서 정원을 가꾸던 일곱 살 와엘을 비롯해 시리아인권네트워크 집계로 아동 17명과 여성 4명을 포함한 28명이 숨졌다. 미국은 루카를 제재하며 이 사건을 언급했고, 시리아 활동가 단체와 당시 반정부 성향 신문은 그날 표적 선정에 루카가 관여했다고 지목했다. 아들을 잃은 아버지 무함마드 토와카틀리는 "땅이 피로 붉게 물들었다"며 눈물을 보였다. 홈스에서의 '성과'로 루카는 승진했고, 정권 붕괴 무렵에는 GSD를 총괄하며 세드나야 등 정치범 수용소의 구금 정책까지 전략적으로 통제했다.

155개 번호에서 시작된 추적

취재진은 수첩의 모든 페이지를 촬영해 155개 번호를 하나씩 시험했다. 51개가 살아 있었고, 군 지휘관과 친족부터 중요도 순으로 다시 전화를 걸었지만 모두 실패했다. 신원을 밝히면 상대는 곧바로 끊거나 루카를 모른다고 부인했다. 결국 과거 루카가 이끌던 GSD의 수배 명단에 이름이 올랐던 BBC 기자가 직접 시리아로 향했다. 수첩에 이름이 많았던 의사들에게 진료 예약을 잡는 방식으로 접근한 결과, 알레포의 한 의사는 루카를 진료한 사실을 마지못해 인정한 뒤 진료비를 돌려주며 쫓아냈다. 다마스쿠스의 또 다른 의사는 루카 모친의 러시아 의료 동행 사실만 흘렸을 뿐이었다.

돌파구는 아파트 경비원, 그리고 그가 소개한 루카의 경호원(가명 마흐무드)에게서 나왔다. 자정 무렵 호텔에서 만난 마흐무드는 정권 붕괴 당시 다마스쿠스를 지키겠다던 루카가 새벽에 금고의 거액을 챙겨 사라져 자신을 버렸다며 분노했다. 그는 루카를 수도 밖으로 태워줬다는 운전기사의 번호를 넘겼다. 이어 레바논 정부 고위 소식통은 루카가 "다른 이름의 좋은 러시아 여권"으로 레바논을 거쳐 러시아로 떠났다고 전했다. 실제로 아파트에는 러시아 해외정보국의 훈장과 고위 인사가 보낸 신년 카드 등 모스크바와의 강한 연결을 시사하는 물증이 남아 있었다.

마침내 취재진은 러시아 국가번호가 붙은 루카의 번호를 확보했다. 조사 과정에서 모은 정보로만 답할 수 있는 질문을 스피커폰으로 던지자, 목소리의 주인공은 즉각 정확히 답했다. 이후 직접 인터뷰를 시도하자 그는 "내 처지에서는 전화로 어떤 위험도 감수할 수 없다", "설명할 수 없다"며 불안해했다. 러시아에 등록된 두 번째 번호와 메신저 활동을 통해 BBC는 하루에 걸쳐 그를 모스크바 외곽 두 곳의 교외 지역으로 특정했다. 아사드가 누린다는 호화 망명 생활과는 거리가 먼 모습이었다. BBC라고 밝히자 그는 곧바로 전화를 끊었고, 왓츠앱 질의에도 답하지 않았다.

이 추적은 오픈소스가 아닌 아날로그 단서, 즉 종이 수첩에서 출발해 대면 취재와 통신 정황을 엮어낸 전형적인 탐사보도의 방법론을 보여준다. 동시에 그 한계도 분명하다. 시리아 검찰총장 하산 알투르바는 루카를 '계획적 살인·고문·고문치사' 혐의로 기소하고 체포영장을 국내외에 회람 중이며 인도를 추진한다고 밝혔지만, 정작 그가 있는 곳은 오랜 정권 후원국 러시아다. 러시아가 자신들이 지원했던 정권의 인사를 넘길 가능성은 매우 낮다. 소재를 확인해도 신병을 확보하지 못하면 처벌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국제 정의의 구조적 공백이, 아들을 잃고 그의 송환과 처벌을 요구하는 유가족들 앞에 여전히 남아 있는 셈이다.

이 뉴스가 유용했나요?

TTJ 코딩클래스 정규반

월급 외 수입,
코딩으로 만들 수 있습니다

17가지 수익 모델을 직접 실습하고, 1,300만원 상당의 자동화 도구와 소스코드를 받아가세요.

144+실전 강의
17개수익 모델
4.9수강생 평점
정규반 자세히 보기

"비전공 직장인인데 반년 만에 수익 파이프라인을 여러 개 만들었습니다"

실제 수강생 후기
  • 비전공자도 6개월이면 첫 수익
  • 20년 경력 개발자 직강
  • 자동화 프로그램 + 소스코드 제공

매일 AI·개발 뉴스를 받아보세요

주요 테크 뉴스를 매일 아침 이메일로 전해드립니다.

스팸 없이, 언제든 구독 취소 가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