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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cker News 2026.07.02 29

정보 이론이 망해가던 단어 게임을 살려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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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 이론이 망해가던 단어 게임을 살려낸 이야기

재미도 수학으로 계산할 수 있을까?

혹시 단어 맞추기 게임 만들어 보신 적 있나요? 규칙을 짜는 것 자체는 그렇게 어렵지 않은데요, 막상 사람들한테 내밀면 반응이 극단적으로 갈리는 경우가 많아요. '너무 쉬워서 시시하다'거나 '너무 어려워서 못 하겠다'거나요. 그 중간의 '적당히 짜릿한' 지점을 찾는 게 게임 만드는 사람 입장에선 진짜 어렵거든요. 이번 글은 바로 그 문제로 골머리를 앓던 개발자가 정보 이론(information theory)이라는 수학 도구를 꺼내 들어서 게임을 완전히 다른 물건으로 바꿔놓은 이야기예요.

정보 이론, 이게 뭐냐면요

정보 이론은 1948년에 클로드 섀넌(Claude Shannon)이라는 수학자가 만든 분야예요. 핵심 아이디어는 의외로 단순한데요, '정보란 곧 불확실성이 줄어드는 정도'라는 거예요. 예를 들어 동전을 던지기 전에는 앞/뒤 둘 중 뭐가 나올지 몰라서 불확실하잖아요? 그런데 결과를 보고 나면 그 불확실성이 딱 사라져요. 이때 우리가 얻은 정보의 양을 '1비트(bit)'라고 불러요. 선택지가 두 개일 때 하나로 확정되면 1비트인 거죠.

여기서 중요한 개념이 '엔트로피(entropy)'예요. 쉽게 말하면 '지금 상황이 얼마나 불확실한가'를 숫자로 나타낸 거예요. 가능한 답이 많고 다들 비슷하게 그럴듯할수록 엔트로피가 높고, 답이 거의 정해져 있으면 엔트로피가 낮아요. 좋은 질문이란 던졌을 때 이 엔트로피를 가장 많이 깎아주는 질문이에요. 스무고개 할 때 '혹시 강아지야?'라고 콕 찍어 묻는 것보다 '그거 동물이야?'라고 물어서 후보를 절반으로 뚝 자르는 게 더 똑똑한 것과 같은 원리죠.

단어 게임에 어떻게 써먹었나

이 개발자가 마주한 문제는 '이 퍼즐이 공정한가, 풀 만한가'를 감으로만 판단할 수 없다는 거였어요. 그런데 정보 이론을 쓰면 이걸 숫자로 잴 수 있어요. 플레이어가 추측을 하나 할 때마다 남은 후보 단어들이 얼마나 줄어드는지, 즉 몇 비트의 정보를 얻는지 계산할 수 있거든요. 이걸로 '이 단어는 좋은 첫 추측인가', '이 힌트는 너무 많은 걸 알려주는 건 아닌가', '이 퍼즐은 몇 번 만에 풀 수 있게 설계됐나'를 전부 정량적으로 다룰 수 있게 된 거예요.

대표적인 예가 워들(Wordle)이에요. 유튜버 3Blue1Brown이 정보 이론으로 워들 최적 전략을 분석한 영상이 유명한데요, 매 추측마다 '초록/노랑/회색' 패턴이 나올 확률 분포를 보고 기대 정보량(expected information gain)이 가장 큰 단어를 고르는 방식이에요. 이런 계산을 게임 설계 쪽에 뒤집어 적용하면, 반대로 '너무 뻔하지도, 너무 막막하지도 않은' 난이도 곡선을 만들 수 있어요. 즉 재미의 핵심인 '적당한 긴장감'을 수식으로 조율하는 셈이죠.

업계에서는 이걸 어디에 쓸까

사실 정보 이론은 게임보다 훨씬 넓은 곳에서 조용히 일하고 있어요. 머신러닝의 결정 트리(decision tree)가 대표적인데요, 데이터를 어떤 기준으로 나눌지 정할 때 '정보 이득(information gain)'이 가장 큰 기준을 골라요. 이게 방금 말한 엔트로피 감소량이랑 똑같은 개념이에요. 그 외에도 파일 압축(zip, JPEG), 통신 에러 정정, 추천 시스템, A/B 테스트 설계까지 전부 '불확실성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줄일까'라는 같은 질문을 다뤄요.

한국 개발자에게 주는 시사점

정보 이론이라고 하면 대학교 전공 수업에서 수식만 잔뜩 보다 끝난 분들 많을 텐데요, 이 사례가 좋은 건 '엔트로피 계산 하나로 제품의 난이도와 재미를 객관적으로 튜닝했다'는 실전 감각을 보여준다는 점이에요. 게임뿐 아니라 검색 자동완성, 퀴즈나 학습 앱의 문제 난이도 조정, 추천 결과의 다양성 조절 같은 데 그대로 응용할 수 있어요. 수식이 무섭다면 '기대 정보량이 큰 선택 = 후보를 가장 고르게 반으로 쪼개는 선택'이라는 직관 하나만 챙겨도 충분히 써먹을 수 있고요.

마무리

결국 이 이야기의 핵심은 '재미라는 감성적인 영역도 수학으로 측정하고 설계할 수 있다'는 거예요. 여러분이 만드는 서비스에서 사용자에게 던지는 선택지나 힌트는, 정보량 관점에서 보면 너무 뻔하거나 너무 막막하진 않나요? 여러분이라면 정보 이론을 어떤 기능에 적용해보고 싶으세요?


🔗 출처: Hacker New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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